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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학, DIY 가치를 높이는 이케아 효과

by __:) 2022. 10. 27.

한동안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되고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케아 효과를 활용한 DIY 제품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밀키트 등 음식뿐 아니라 그림, 액세서리, 목공, 인테리어 등 그 종류도 굉장히 많습니다. 나 혼자 산다 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가구 조립, 우드 카빙 등 다양한 DIY들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상품인 DIY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케아-효과-아이들-만들기그림
이케아효과

이케아 효과의 의미

'이케아(IKEA)' 회사를 모두 알 것입니다. 이케아는 1943년 스웨덴에서 설립되었던 가구 회사입니다. 이케아라는 이름은 설립자인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니셜 I, K와 가족 농장인 '엘름타리드'의 E, 설립자가 자란 마을 이름인 '아군나리드'의 A를 합하여 지은 것입니다. 이케아가 다른 가구 회사와 다른 점은 DIY 즉,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여 만드는 가구라는 것입니다. 보통 가구를 사게 되면 가구회사에서 집으로 배송을 해주고 설치와 배치까지 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케아는 직접 이케아 매장에 가서 선택을 한 후 부피가 최소화된 상품을 구매해서 직접 집으로 운반해야 합니다. 물론, 요즘은 인터넷으로 구매가 가능하고, 매장에서 배송을 요청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해체된 가구의 부품을 하나하나 맞춰서 조립을 해야 하는 것이 이케아 가구입니다. 

직접 가구를 만들면 불편하고, 완성도도 떨어지겠지만 이케아는 인건비 등이 줄어 가격이 저렴하고 재미가 있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고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만든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애착을 갖는다'는 사람의 심리를 잘 활용하였는데 이를 바로 이케아 효과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케아 효과를 증명한 실험

하버드대의 마이클 노턴 교수와 듀크대의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 교수는 이케아 효과를 증명하는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케아의 가구를 사용한 실험이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실험에서 총 52명의 대학생을 모은 후 26명씩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그룹은 이케아의 수납 상자를 직접 조립하여 만들었고, 다른 그룹은 완성된 수납상자를 주어 단순히 살펴보게 했습니다. 후에 자신이 받은 수납상자를 경매에 올린다면 얼마를 적을 것인지 물어보고, 그 상자가 얼마만큼 마음에 들었는지 1점에서 7점까지의 점수를 매기게 했습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직접 수납 상자를 조립했던 그룹의 학생들은 평균 0.78달러의 금액을 적어냈고, 완성된 수납상자를 받은 다른 그룹은 평균 0.48달러의 금액을 적어냈습니다. 약 60%의 차이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또 수납상자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에 대한 점수를 보면 직접 조립했던 그룹은 평균 3.81점이었고, 완성된 수납상자를 받은 그룹은 평균 2.50점을 매겼습니다. 

직접 만든 가구가 금전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었습니다. 이 실험은 직접 이케아 가구를 사용함으로 이케아 가구가 직접 만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왜 그렇게 큰 성장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실험이었습니다.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Do it your self

위 실험에 이어 두 번째 실험도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총 118명의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학생들은 둘씩 짝 지어 각자 새, 개, 오리, 헬리콥터 중 하나를 정해 레고를 조립하고 이후에 자신이 조립한 것과 짝이 조립한 레고에 대해 각각 경매 입찰 가격을 적어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조립한 레고에는 평균 0.54달러를, 상대방의 레고는 평균 0.33달러의 가격을 적어 냈습니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직접 조립한 레고에 더 많은 가격을 책정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개와 오리처럼 단순한 모양의 조립보다는 새, 헬리콥터 같은 복잡하고 정교한 조립을 더 좋아했으며, 복잡한 것을 조립했을 때 더욱 높은 가격을 매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총 39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이 학생들도 이케아의 수납상자를 조립했는데 첫 번째 실험과 다른 점은 한 그룹은 완성하기 전 2단계를 하지 않고 멈추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조립을 완성하지 못하고 멈춘 학생들은 평균 0.59달러의 가격을 책정했고, 조립을 모두 완성한 다른 그룹은 평균 1.46달러의 금액을 책정했습니다. 

이 실험들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것과 미완성보다는 완성된 것에 가치를 더 높게 매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완성품에는 없는 자신만의 애정과 정성

우리나라는 현재 '천천히' 보다는 '빠르게'를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배달도, 인터넷도 그 어떤 나라보다 빠름을 강조하고 그 빠름에는 편리성, 완벽 등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케아는 시간이 더 소요될 뿐 아니라 그 과정이 불편하고, 가구의 완성도도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볼 때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간을 들여 자신이 직접 만든 것에는 완성품에는 없는 완성을 향한 기대감, 자신의 애정을 담아 쏟은 시간과 정성이 더 깃들어 있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애정과 정성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습니다. 

하물며 사람에게는 어떠할까요? 나의 소중한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 그 사람을 위한 정성이 담긴 요리를 만들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성향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그 가치는 엄청 커질 것입니다. 

나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매기고 있는지 한번 생각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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