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이성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시라면,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제품을 매번 충동구매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면 오늘의 심리학을 잘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호감도를 높여줄 수 있는 단순 노출 효과 혹은 에펠탑 효과라고도 불리는 심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순 노출 효과의 강의 실험
1968년 미시간대학교 교수인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가 발견한 단순 노출 효과는 마주침이나 접촉의 빈도가 잦을수록 그 사람(혹은 그 사물)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것을 입증해준 실험은 피츠버그 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강의실에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외모의 여학생들을 들여보냈습니다. 이 학생은 누구와도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으며,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그저 가만히 앉아 있다가 끝나면 사라졌습니다. 단 여러 명의 학생들이 0에서 15회까지 빈도를 달리하여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한 학기가 끝난 후 남녀 학생들에게 이들 여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 속의 인물이 얼마나 매력 있는지를 순서대로 나열하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여학생들이 누구와 한마디의 말도 나누지 않았음에도 15회 들어간 여학생을 가장 매력적인 얼굴로 뽑았고, 한 번도 들어간 적 없는 낯선 얼굴을 가장 매력 없는 얼굴로 뽑았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맞지는 않더라도 선호도는 강의실에 들어간 횟수와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에펠탑 효과의 유래
단순 노출 효과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게도 적용됩니다.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Alexandre Gustave Eiffel)이 1889년에 건립한 에펠탑은 처음 건립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만 해도 정치가, 유명한 학자, 예술가, 비평가 등 많은 시민들이 비판하고 반대를 했습니다. 고풍스러운 고딕 건물로 이루어진 파리 시내에 무게 7천 톤, 높이 320m나 되는 철골 구조물은 천박하며, 파리 정경을 완전히 망쳐놓는 흉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었습니다. 완공이 되어서도 철거가 논의될 정도로 시민들의 반응은 심각했고, 이에 파리시는 20년만 에펠탑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09년 철거 위기를 맞지만, 통신사의 송신탑으로 이용되며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흉물 취급을 받았던 에펠탑은 점차 파리 시민들에게 익숙해지고 각국의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파리를 상징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녔지만 멀리 서라도 볼 수밖에 없었던 에펠탑을 자꾸 보게 되며 친숙해졌고, 어느새 시민들은 정이 들게 된 것입니다. 이에 처음엔 비호감이었다가 자주 보게 되면서 점차 호감으로 바뀌는 현상을 '에펠탑 효과'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단순 노출 효과의 적용 사례
위 효과들은 각종 마케팅에 자주 쓰입니다. 텔레비전 광고는 물론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등장시켜 노출을 하고 인지도를 쌓는 전략이 바로 단순 노출 효과, 에펠탑 효과를 노린 PPL 홍보 전략입니다. PPL의 시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82년에 개봉한 영화 E.T입니다. 극 중 주인공 엘리엇이 E.T를 유인하기 위해 초콜릿을 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 초콜릿이 바로 허쉬 초콜릿이었고, 이는 허쉬 초콜릿 판매량을 전년 대비 65% 상승시켰습니다. 극의 몰입을 방해하기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이 있지만, PPL은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 효과가 높다는 것을 많은 통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한 번만 광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광고를 여러 곳에서 노출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한 번 보다 여러 번 보는 것이 해당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광고뿐 아니라 사람, 연애에서도 이 효과는 적용됩니다. 평소 관심이 없던 이성이어도 자꾸 부딪히고, 만나고 교류하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호감도가 높아지고 거부감도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그냥 단순 친구 사이가 오래 만나고 자주 볼 수록 이성적인 호감이 생겨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도 방송에 자주 보게 될수록 정이 가게 되는 현상이 생기고, 처음엔 관심 없던 노래도 자꾸 듣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 노출 효과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 좋다면 노출 횟수에 따라 호감도도 더 높아지지만, 반대로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면 오히려 노출이 잦으면 잦을수록 호감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텔레비전 뉴스에서 계속 다뤄질 때 사람들은 그 얼굴을 볼 때마다 호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격분하게 되며 부정적인 감정이 강화되게 됩니다. 이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위와 같은 효과를 보았을 때, 우리는 어떤 사람, 혹은 어떤 사물에 대한 호감도가 이성적인 판단인지, 단순 노출 효과에 따른 심리적 현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상품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을 정말 잘 알고 있고 필요에 의해 구매를 하는 것인지, 마케팅에 의한 잦은 노출로 좋아 보이기 때문에 구매를 하는 것인지 스스로 판단을 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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