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은 물론 부모라면 꼭 알아야 할 심리인 로젠탈 효과까지 유래와 뜻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의 유래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피그말리온이라는 유명한 조각가가 있습니다. 그는 코끼리 뿔로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여자보다 아름다웠던 이 여인상과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이 조각상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사람을 대하듯 옷을 입히고 장신구를 걸어주고 꽃을 선물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필 뿐만 아니라 그는 신에게 날마다 조각상이 진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러한 정성에 감동한 아프로디테는 소원을 들어주어 이 여인상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사람이 된 조각상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피그말리온의 기대와 관심이 조각상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자신이나 타인의 기대대로 결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합니다. 어떠한 것을 간절히 소망하면 불가능한 것이라 여겼던 일도 실현된다는 심리학 용어로 쓰입니다.
작은 격려가 기적을 만드는 로젠탈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는 어느 한 실험에서 증명이 되기도 했습니다. 1968년, 하버드대학교 사회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인 레오노레 야콥슨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먼저 전교생을 대상으로 IQ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교사나 학생들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학생 중 20%를 선발했습니다. 선발된 아이들은 특별히 더 뛰어난 IQ를 가진 학생이고, 다른 학생들보다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말과 함께 담임선생님에게 명단이 전달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을 속이는 거짓 실험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8개월 후, 이전에 IQ 테스트를 실시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시 검사를 해보았더니, 20%에 선발되었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IQ가 더 높게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적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이유는 바로 사람은 자신의 기대에 따라 태도나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학생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긍정적인 기대감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자신도 모르게 잠재력이 있다는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졌고, 다른 학생들보다 더욱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었으며, 더 열성적으로 가르쳤습니다. 표정과 말투, 행동을 통해 담임선생님이 자기를 좋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아는 학생들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였고, 실제로 우수한 아이들로 변화시켜낸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긍정적인 기대감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심리학자인 로젠탈의 이름을 따서 로젠탈 효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와인 실험으로 알아보는 두뇌의 변화
2008년에 로젠탈 효과와 관련된 또 다른 실험이 있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FMRI촬영을 했습니다. 참가자들 앞에 두 잔의 와인 맛을 평가하게 했는데 한 잔은 5달러, 다른 한 잔은 90달로 와인이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90달러 와인의 맛과 향이 더욱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주관적인 평가뿐 아니라 두뇌도 함께 반응을 했습니다. 90달러 와인을 마셨을 때 내측 전두엽 피질이 더 활성화되면서 이 영역의 혈류 산소 수준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와인은 실제로 가격 차이가 전혀 없는 정확히 같은 와인이었습니다. 두 와인을 마셨을 때 맛을 느끼는 섬 피질에서는 활동량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의사 결정, 계획 설정, 결과 예측 등을 담당하는 기관인 내측 전두엽 피질은 더 비싼 와인으로 잘못 받아들여졌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감각에 근거하여 외부 자극을 인식하는 방식을 '상향식 처리'라고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외부 자극을 인식하는 방식을 '하향식 처리'라고 합니다. 상향식 처리에 따랐다면 와인을 같은 것으로 인식했겠지만, 와인의 가격으로 인해 기대감이 형성되어 하향식 처리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즉, 더 비싼 와인이 더 좋은 맛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만들어 속게 된 것입니다.
이런 실험들을 통해 우리는 때로는 눈에 보이는 것, 혹은 편견으로 인한 기대감으로 우리의 뇌를 속이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선입견이 뇌의 활동까지 다르게 만들 수 있고 행동의 변화로 결과까지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관심과 좋은 기대감 갖기
1999년에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본인보다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을 것이라는 문항에 부모들의 답변은 9% 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설문에서는 위와 같은 질문에 50% 이상의 부모들이 자녀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답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부모들의 기대감이 이만큼 낮다는 것을 보여준 설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낮은 기대감 속에 부모들의 양육 태도는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이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직장 동료, 후배, 제자 혹은 소중한 나의 아이에게 좋은 기대감을 가져봅시다. 선입견의 눈은 잠시 내려놓고 격려와 칭찬을 건네보는 것은 어떠할까요? 피그말리온의 기적처럼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기대가 멋진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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